트럼프 시대 맞아 다시 고개드는 외환시장 개입 무용론(無用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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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 신촌에 있는 한 대학에서 한국경제학회 주관으로 공동학술대회가 열렸다.
국내 50개 이상의 관련 학회가 참가한 이번 학술대회는 이틀 일정으로 다양한 경제분야에 대한 논의와 발표를 소화했다.
이 중 기자의 관심을 끈 것은 국제금융학회와 아시아금융학회가 공동주최한 라운드테이블이었다. 주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와 한국의 대응방안>이었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전 금통위원부터 유명 대학교수들 그리고 기획재정부 국장이 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여기에다 국내 주요 경제 관련 기관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토론은 우선 새로 들어선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됐다. 이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그리고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참가자들의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토론 내용의 상당 부분은 환율 문제에 할애됐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주요 교역 대상국들에 대한 환율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고 여기에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뒤 트럼프나 주요 정부 인사들은 주요국 환율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일은 없었지만 사실상 우리나라도 미국 정부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는 기사에서 우리나라와 대만, 싱가포르를 사실상의 환율조작국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날 패널 토론 참석자들이 트럼프 시대의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대미 경상흑자를 줄여가면서 동시에 외환시장 개입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아가 외환시장 개입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참가자들도 있었다.
한 국내 경제연구소 고문은 "외환시장 개입은 일방향이든 양방향이든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극도로 자제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외환시장 개입을 두고서는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견해와 "아직 어느 정도 당국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맞서왔다.
특히 매수개입의 경우에는 수출 지원을 통한 이른바 낙수효과(落水效果)가 든든한 명분으로 버텨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들이 늘어나고 있다. 산업 및 수출 구조의 변화 속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 효과도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국내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은 환율 상승으로 대외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해석이 많았는데 최근 분석상으로는 별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의 경우엔 수입과 수출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환율 900원대면 기업들이 어려워진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당장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자제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정부가 시장 개입을 자제하면서 원화의 국제화에도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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